인류를 구한 우연한 발견 페니실린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 1881~1955)

'이것' 덕분에 인류의 평균수명이 약 30년 연장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영국문화원에서 지난 80년간 세계를 바꾼 80대 사건에서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이것'은 바로 페니실린입니다. 

미생물학자였던 알렉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은 우연의 연속이었습니다. 1928년 영국 세인트메리병원 의과대학에서 포도상구균 계통의 화농균을 연구하던 플레밍은 여름휴가를 떠났다가 돌아왔습니다. 자신의 연구실에서 플레밍은 배양접시중 하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다른 것들을 모두 노란색으로 잘 고착되어 있었는데 한 군데 배양 접시에서 곰팡이 군체가 생긴 것을 발견했고 그 주위 세균의 성장이 중지되는 원을 형성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평상시 게으른 성격으로 이 같은 일은 흔했지만 이날은 그냥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이 곰팡이가 세균의 성장을 저지할지도 모르겠군"이라고 생각한 플레밍은 액체 배양기에 푸른 곰팡이를 배양하고, 이 배양액을 여과한 액체에 페니실린이라는 명칭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이 푸른곰팡이는 우리가 흔하게 보는 곰팡이가 아니었습니다. 플레밍이 세균을 배양하고 있을때 바로 아래층에 있던 동료 과학자가 푸른공팜이를 가지고 실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우연히 날아와 플레밍이 키우던 배양접시중 한 접시로 들어간 것입니다. 또한, 푸른곰팡이는 낮은 온도에서 성장하는데 그 당시 런던의 여름은 덥지 않았다고 합니다.

 

 

항생제의 시대

푸른곰팡이[Penicillium]

사실 페니실린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였습니다. 페니실린의 경우 세균벽이 있는 세균에만 효과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를 대신할 항생제를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발견된 미생물들을 배양하고 거기서 항생물질이 나오는지 확인하였습니다. 나머지는 페니실린을 대량생산했던 방식을 이용하여 항생물질을 추출하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실제로 수많은 항생제가 이런 방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페니실린이 개발된 이후 20 년간 수많은 항생제가 나왔습니다. 흙속 미생물로부터 추출한 클로람페니콜(chloramphenicol),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반코마이신(vancomycin) 등 부터, 이를 변형한 3세대 세파계 항생제(세포벽 합성을 억제하는 항생제)도 나왔습니다. 인체에 더 잘 흡수되고 부작용이 있는 약물은 더 안전한 약으로 교체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류가 세균성 질병을 정복하였다고 생각했습니다.

 

 

 

슈퍼박테리아의 등장

항생제에 대한 최초의 반격은 페니실린을 발견하게 만들었던 포도상구균이었습니다. 1950년대 포도상구균의 일부가 페니실린을 분해하는 효소를 만드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래서 인류는 페니실린을 변형한 메티실린(methicillin)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1996년 일본에서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포도상구균이 발견되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갖춘 현존하는 항생제로 죽일 수 없는 슈퍼박테리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세균은 다른 세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독성물질을 만드는데 항생제는 이것을 기반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즉 세균은 항생제를 만들 능력과 동시에 대항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한 번 항생제를 투여를 받은 세균은 DNA 변이를 통해 다음에 그 항생제를 만났을 때 내성이 생기도록 진화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mcr-1 유전자를 보유한 슈퍼 박테리아

영국의 경제학자 짐 오닐(JIM o'Neill)이 2016년에 현재 슈퍼박테리아의 진화 속도로 추정했을 때, 2050년 무렵 전 세계에서 연간 1,000만 명 이상이 슈퍼박테리아 감염으로 사망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였으며 이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실제 2018년 '미국 미생물학 학회'에서 보고된 바에 의하면 '최후의 항생제'라고 불리고 있는 콜리스틴에 내성을 가지는 mcr-1 유전자를 가진 슈퍼 박테리아가 지난해 비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원래 우리 몸은 대부분의 감염에 대해 항생제가 없이도 대항할 수 있는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균이 온몸에 퍼지거나 또는 결핵균 등 몸이 감당할 수 없는 균이 아니면 항생제가 없이도 이겨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균이 아닌 바이러스 질환인 감기에도 항생제를 자주 쓰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경우 평상시보다 세균이 침투하기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사실 세균이 침투할 확률은 5% 이하이지만 고작 이를 예비하기 위해 항생제를 쓰고 있습니다. 이는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키우고 추후에는 쓸 수 있는 항생제가 없어지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슈퍼박테리아 막을 항생제가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1월 17일 전 세계 제약사가 개발하고 있는 항생제 50종에 대해 보고서를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기존 항생제보다 이점이 거의 없고 슈퍼박테리아 치료용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들 중 진행이 가장 앞선 것도 이제 전임상시험 정도만 한 것이라 상용화까진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WHO관계자는 "글로벌 민간 기업, 연구소 등이 공동 연구해 슈퍼박테리아를 대응할 신약 개발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WHO는 20여 개국 50개 이상 연구원 및 기업과 협력하여 슈퍼박테리아를 잡을 신약 5가지를 연구 개발할 예정이라고 하였습니다.

인류의 지속발전 및 번영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 및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언젠가는 슈퍼박테리아로 부터 안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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